
명절 선물 하면 참치 통조림이나 식용유가 먼저 떠오르셨을 텐데요, 올해 편의점 매대 풍경은 꽤 달라졌어요. CU가 지난 14일부터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시작하면서 내건 콘셉트가 아예 '달라진 명절, 달라진 선물의 기준'이거든요. 준비한 상품만 710여 종이고, 그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게 포켓몬 이름을 단 20종입니다.
구성이 생각보다 알차요. 과일과 음료 세트가 3종인데 대표 상품인 피카츄 사과세트가 2만9800원이고요, 여기에 완구 9종, 캠핑용품 3종, 골프용품 5종이 붙습니다. 집에 하나쯤 두고 싶어질 법한 포켓몬 캡슐 뽑기 머신이 6만5000원, 잠만보 모양을 살린 텐트 패키지가 14만9000원이에요. 명절 선물이라기보다 취미 굿즈 카탈로그에 가까운 라인업인데, 그게 노림수인 셈이죠.
같은 매대의 다른 쪽 끝을 보면 온도차가 더 확연해요. 3100만원짜리 휴머노이드 로봇, 399만원짜리 로봇 개, AI 바둑 로봇에 골드바와 안마의자까지 올라와 있거든요. 반대편에는 9900원 김 세트 같은 1만원 안팎 상품이 줄줄이 깔려 있고요. 위아래로 이렇게 벌어진 데는 이유가 있는데, CU 설명으로는 올해 설 선물 매출이 전년보다 13.8% 늘었고 그중 10만원 넘는 상품 매출이 39.2%나 뛰었다고 해요. 비싼 걸 사는 사람은 확실히 사더라는 데이터를 보고 고가 구색을 늘린 거예요.
포켓몬이 이 자리에 들어온 배경도 짚어볼 만해요. 편의점 4사가 일제히 선물세트 경쟁에 들어갔는데 GS25는 600여 종을 준비하며 로봇 쪽에 힘을 줬고,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헬로키티 같은 다른 캐릭터를 붙였습니다. 결국 명절 선물의 기준이 '가격'에서 '받는 사람 취향'으로 옮겨가면서, 온 가족이 다 아는 IP를 쥔 쪽이 유리해진 거예요. 올해 30주년을 맞은 포켓몬은 아이도 부모도 아는 몇 안 되는 이름이니까요.
어릴 때 문방구에서 스티커를 모으던 세대가 이제 명절 선물을 고르는 나이가 됐다는 게 이번 라인업의 진짜 메시지 같아요. 조카에게 캡슐 뽑기 머신을 보내면서 정작 본인이 더 설레는 상황, 충분히 있을 법하잖아요. 명절 선물 목록에서 포켓몬 이름을 보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그런 시대가 이미 왔습니다.
(네이버 뉴스 검색 기반 정리,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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