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스터 30주년을 계기로 붙은 카드 수집 열기가 이제 강원지역까지 올라왔어요. 20일 춘천의 한 포켓몬 카드 자판기를 찾아가 보니, 여러 종류의 카드 상품이 진열돼 있었지만 하나같이 품절 표시가 붙어 있었다고 해요. 자판기가 이렇게 비어 있는 건 물건이 안 들어와서가 아니라, 채워 넣는 속도보다 빠져나가는 속도가 더 빨라서인데요. 근처 카드 전문점 앞에는 문 열기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 풍경도 이어지고 있어요.
이 흐름은 며칠 전 대구 동성로에서 본 장면과 거의 판박이예요. 특정 도시의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 줄 알았던 게 광역시를 거쳐 지방 중소도시까지 차례로 옮겨붙고 있는 셈인데요. 카드 한 팩을 뜯어서 무엇이 나오는지 확인하는 재미, 그리고 희귀 카드가 나왔을 때의 되팔이 기대감이 함께 굴러가면서 수요가 좀처럼 식지 않는 모양새예요.
흥미로운 건 강원이라는 지역이 포켓몬 팬들에게 낯선 곳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10년 전인 2016년 포켓몬고가 처음 국내를 뒤집어 놓았을 때, 당시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게임이 돌아가던 속초는 한국의 태초마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전국의 이용자들을 끌어모았거든요. 고속버스 터미널이 붐비고 숙소가 동나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카드 자판기 앞에 늘어선 줄이 묘하게 겹쳐 보일 거예요.
전문가들은 이번 열풍의 주력이 아이들만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30~40대에게 포켓몬은 어린 시절 좋아하던 대상을 다시 소비하면서 향수를 확인하는 통로라고 설명했는데요. 실제로 카드숍 대기줄에는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뿐 아니라 혼자 온 성인 수집가도 적지 않아요. 어린 시절 문구점 앞에서 카드를 뜯던 경험을 이제 구매력을 갖춘 상태로 반복하고 있는 셈이죠.
다만 과열에는 그늘도 따라붙어요. 품절이 길어질수록 정가보다 훨씬 비싸게 되파는 거래가 늘고, 미개봉 박스를 통째로 사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거든요. 수집이 목적이라면 급하게 웃돈을 얹기보다는 물량이 다시 풀리는 시점을 기다리는 편이 낫고, 아이와 함께라면 한 번에 살 수 있는 개수를 미리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네이버 뉴스 검색 기반 정리,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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