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 펼쳐진 트레이딩 카드들과 가운데에서 빛나는 희귀 홀로그램 카드

요즘 포켓몬 카드 이야기가 취미 커뮤니티를 넘어 경제 뉴스에까지 등장하고 있어요. 국내 리셀 플랫폼 기준으로 트레이딩 카드 거래액이 직전 반기와 비교해 3406% 늘었다는 집계가 나왔거든요. 세 자릿수도 아니고 네 자릿수 증가율이라, 시장이 커졌다기보다는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네요.

개별 카드 가격은 더 극적이에요. 뭉크전 프로모로 나왔던 피카츄 카드 한 장이 48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고, 메타몽 프로모 카드는 기존 거래가보다 2532% 오른 65만8000원을 기록했어요. 포켓몬 카드 전반의 시세를 지수로 환산한 수치도 5월 12일 83만여 포인트에서 8월 10일 97만여 포인트로 석 달 새 17.5% 정도 올랐고요. 방송인 강남 씨가 최근 예능에서 8억원어치 컬렉션을 공개해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죠.

돈이 몰리니 금융권도 움직였어요. IBK기업은행이 포켓몬 30주년에 맞춰 아이-포켓몬 체크카드를 내놨는데요, 피카츄와 파이리, 꼬부기, 이상해씨, 고라파덕, 푸린, 메타몽까지 총 7종 디자인이에요. 국내외 가맹점 이용금액의 0.2%를 기본 할인해 주고 온라인 쇼핑이나 커피, 대중교통에서는 0.6%까지 적용돼요. 만 7세 이상이면 발급받을 수 있고 1인당 한 종만 가능한데, 아이-원 뱅크 앱이나 IBK카드 앱으로 비대면 신청하면 돼요. 네이버가 리셀 플랫폼 크림에 1300억원을 추가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인데, 크림 거래액에서 스니커즈가 아닌 카테고리 비중이 63%까지 올라온 배경에 포켓몬 카드가 있다는 분석이에요.

다만 그늘도 같이 짙어지고 있어요. 인천일보가 최근 연재한 기획 기사를 보면 초등학교 교실에서 비싼 카드를 가진 아이와 아닌 아이 사이에 서열 비슷한 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봉지를 뜯기 전까지 뭐가 나올지 모르는 랜덤 구조 때문에 사실상 뽑기와 다르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고요. 카드 시세와 거래 정보를 다루는 콘텐츠가 유튜브와 SNS로 퍼지면서, 아이들이 카드를 놀이가 아니라 자산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우려예요.

수집 자체가 문제일 리는 없어요. 30년 된 IP를 여전히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증거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처럼 가격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상황이라면, 특히 아이가 카드를 사 모으는 집이라면 한 달에 얼마까지 쓸지 정도는 미리 이야기해 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세는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니니까요.

(네이버 뉴스 검색 기반 정리, 2026년 8월)